궁중무희 삶 형상화 한 ‘푸른눈물’
서양의 무용이 공연 중심으로 이루어지면서 무용이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나라의 것이라기보다는 서양, 유럽의 것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다. 궁중에서 형식적이고 격식적으로 이루어지는 춤이라고 생각하는 우리사회에서 무용에 대한 넓고 완벽한 이해는 아직도 많이 부족하며, 특히 일반대중에게 한국무용이라는 단어는 인색하게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대중들의 인식을 바꾸기 위해 지난 11월29일 ‘춤패 배김새’의 하 대표는 한 여인의 삶, 춤추는 무희의 삶을 춘하추동의 사계절과 동양화의 『매, 란, 국, 죽』, 동양오행의 『목, 화 ,토, 금, 수』그리고 춘앵전의 이미지를 담아 ‘춤패 배김새’의 열여덟 번째 정기공연 ‘푸른눈물’을 선보이며 대중들과 함께 커뮤니케이션 할 수 있는 공연으로 한해를 마무리했다. 하 대표는 “우연히 라디오에서 19세기말 조선의 궁중무희 신분으로 프랑스로 건너간 최초의 여성으로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았던 실존인물 일대기를 그린 ‘리진’이라는 책을 소개하는 것을 들었습니다. ‘리진’이라는 인물도 춤추는 사람이었으니까 그의 삶이 주는 느낌을 좀 더 예민하게 받아들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춤을 추는 사람으로서 제가 책을 통해 느끼고 공감한 부분을 춤으로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라고 말하며 ‘푸른눈물’ 제작 동기를 밝혔다. 그리고 “여성의 삶을 표현하는 부분에서 여러 가지 장르를 접목해 사계절로 이미지를 나눠 보았고, 주인공은 비운의 여성으로서 자살을 하는데 저는 ‘어느 봄날’ 이라는 반대의 이미지를 두고 시공을 초월하여 영원으로 물결치는 무애의 새하얀 손결과 디딤새로 겨울을 지나 다시 봄을 맞이하듯 춤으로 다시 태어남을 표현 하였습니다”라고 덧붙였다. 현재 경성대학교 무용학과 외래교수이자 ‘춤패 배김새’의 대표로 입지를 세우고 있는 하 대표는 (사)한국무용연구회 이사를 역임하며 우리의 정서와 정체를 담은 청아한 세계로 많은 이들에게 울림을 전해주고 있다.
전통성과 현대성을 겸비한 ‘춤패 배김새’로 거듭나
‘춤패 배김새’는 1985년 최은희 교수(경성대학교 무용학과)를 중심으로 창단된 순수 민간예술 단체로서 부산, 경남 일대의 고유한 춤사위 명칭인 ‘땅에 깊이 내려 박다’라는 뜻으로 지역 춤꾼으로 지역의 땅을 확고히 다지라는 뜻을 나타낸다. 초기 4명의 소수 인원으로 창단하여 현재 30여명의 춤에 열정과 끼를 가진 무용인들을 보유하며 국내공연에 머무르지 않고 ‘동,서 베를린 민속 문화축제’와 ‘일본 아시아 민족무용 교류회’ ‘일본 대마도 아리랑 축제’에 1993년 이후로 현재까지 꾸준히 참가하며 국제 문화교류에 앞장서고 있다. 하 대표는 “초창기 제가 신입단원으로 들어갔을 당시에는 열악한 환경이었지만 다들 춤에 대한 열정이 넘쳐 힘든 줄도 모르고 한 작품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 무용실에서 서로 엉켜 땀 흘리면서 밤을 새며 작업하는 과정이 즐거움이고 기쁨이었습니다. 하지만 20여년이란 시간이 지나고 시대가 변하다보니 점점 열정도 식어가고, 어린 단원들의 춤에 대한 고집과 욕심도 부족한 것 같습니다. 깨어있는 정신으로 좀 더 앞서나가고, 변화를 꿈꾸고자하는 노력과 열정으로 최선을 다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습니다.” 라고 말하며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리고 “배김새는 항상 공부하는 자세로 여기저기 찾아다니면서 전통무용을 비롯해 궁중무용, 민속춤, 마당극, 무예 등 폭넓은 경험과 연구를 통해 한국 춤의 호흡과 정서, 즉흥성, 춤사위 그리고 이미지를 담아 현대적인 테크닉을 가미한 창작 작업에 주력을 다하고 있습니다.”라고 밝혔다. 현대적인 것을 지향하는 대중들에게 우리의 전통무용을 접목하여 우리 사회의 현재 모습을 통해 예술로서의 한국무용이 나아가야 할 참다운 정체성을 표현하고 있는 ‘춤패 배김새’의 활약을 기대해 본다.
대중과 하나 되는 공연을 위해
2007년을 ‘춤패 배김새’의 열여덟번째 정기공연 ‘푸른눈물’과 함께 마무리한 하 대표는 “배김새가 창단 20주년을 보내고 오랜 역사성을 자랑하고 있지만 단원들의 끈기와 열정이 예전 같지 않습니다. 2008년을 맞이하면서 초심으로 돌아가 공연 준비 외에도 개인 실력을 다질 수 있는 연습시간을 늘리는 등 철저한 연습을 통해 재정비하는 시간을 마련할 생각이고, 재정비를 통해 항상 준비되어 있는 단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라고 말하며 2008년을 향한 포부를 밝혔다. “처음 무용공연을 접하는 관객들께 저의 춤이 쉽게 다가가 감동을 주고 편하게 무용 공연장을 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라며, 일반대중과 하나로 공감되는 작품을 만들고 싶습니다.” 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예술장르의 접목을 시도하고 개개인의 개성을 발굴하여 다양한 공연 속에서 일반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춤패 배김새’가 대중들의 일상생활 속에서 함께하길 기대해본다.
취재/ 이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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