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유층이 많은 홍콩에서 명품 핸드백을 담보로 돈을 빌려주는 대부업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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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상 대부업자들은 고객에게 돈을 빌려줄 때 주택이나 차 등을 담보로 요구한다. 하지만, 홍콩의 대부업체 `예스 레이디'(Yes Lady)는 다르다. 구찌,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 유명 상표의 핸드백을 맡기면 돈을 빌려준다.
예스 레이디는 고객이 매장을 찾아오면 즉석에서 핸드백의 상태와 진위 등을 살펴보고 나서 문제가 없으면 30분 안에 대출을 해준다고 미국의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예스 레이디는 통상 핸드백 평가액의 80%까지 돈을 빌려주며, 고객들은 월 4%의 금리에 4개월 안에 상환하는 조건으로 대출을 받는다.
대출액은 대체로 미화 190 달러(21만 원)부터 시작되며, 상한선은 없다. 최근 이 회사는 에르메스 버킨핸드백을 담보로 잡고 미화 2만600달러(약 2천300만 원)을 대출해 줬다고 WSJ는 전했다.
홍콩에는 약 200개의 허가받은 전당포가 있고, 대부업체도 900개가 넘는다. 또 `국제 금융허브'인 홍콩에는 낮은 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은행도 많다.
하지만, 예스 레이디는 은행과 전당포의 틈새시장을 공략해 성공을 거두고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설립된지 4년밖에 안 된 예스 레이디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대출절차가 간단하고 신속하기 때문이다.
예스 레이디는 돈을 빌려줄 때 고객의 수입을 묻지 않고 신용도도 조사하지 않는다. 홍콩 거주증과 주소만 제시하면 된다.
때문에 주식시장 침체 등으로 일시적으로 자금이 묶여 있는 부유층들이 단기로 돈을 쓰려고 할 때 예스 레이디를 많이 이용한다.
이 회사의 핸드백 담보 대출을 받은 주부 매기 웡(30)씨는 "나는 은행에서 복잡한 대출 절차를 밟기 싫었다"고 말했다.
웡 씨는 지난해 구찌, 루이뷔통 등 핸드백 3개를 맡기고 1천290달러를 빌렸다가 대출금을 갚고 핸드백을 찾아왔다.
회사원 앤젤 얌씨는 갚지 못하면 신용등급이 떨어지는 은행보다는 최악의 경우 가방만 포기하면 되는 핸드백 담보대출이 덜 위험하다고 말했다.
예스 레이디가 홍콩에서 성공한 또 다른 이유는 홍콩의 명품시장이 급격하게 팽창하고 있기 때문이다.
홍콩 현지 주민은 물론 중국 본토와 외국인 여행객들도 홍콩에서 면세로 고가의 명품 핸드백을 살 수 있다.
중고 명품 유통ㆍ판매업체인 밀란 스테이션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174개의 명품 핸드백 매장이 있다. 밀란 스테이션은 또 홍콩의 명품 핸드백 매출액은 2014년에 41억 달러(약 5천억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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