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X, 수입품 파이프히터 대신 송풍기히터로 대체
-사우디 중국 태국 등 대기업과 동반-세계시장 진출
이날 공로는 경진부로아가 KTX 고속열차에 송풍기를 납품한 공로가 인정된 것으로, 문재경대표는 “그동안 생존경쟁에서 밀리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해 왔는데, 철도청과 4~5년전부터 제품을 납품해 온 공로가 인정된 것 같아 기쁘다” 면서 “이 상을 계기로 더욱 열심히 노력해 세계적인 송풍기 제조업체가 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27년 경력 쌓은 송풍기제조 1위 기업
1983년 11월 현대공업사라는 이름으로 출발한 경진부로아는 오로지 송풍기만을 제작해온 전문업체다. 국내 시장 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는 경진부로아는 그래서 우리나라 송풍기 분야 제조업체의 대명사이기도 하다.
“저희의 주력품목은 송풍깁니다. 매출의 80%가 송풍기에서 발생하고 있는데 철도청과는 4~5년 정도 거래를 했습니다. 그 전에는 철도청이 철도차량용으로 외국사 제품을 써 왔는데 당시 히터는 파이프라인을 통해서 이뤄졌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바람을 불어 넣는 방법을 2년간 연구해서 그렇게 설치해 준 후로 철도청이 저희회사 제품으로 전량 교체를 했습니다. KTX의 경우도 초기에는 수입품을 썼습니다. 하지만 결함이 발견되면서 이를 대체할 방법으로 저희 송풍기를 도입한 것입니다. 이 처럼 저희 제품은 수입품의 대체용품으로 많이 사용하는데, 사실 저희가 독자 개발한 제품이 수입품 보다 월등이 우수합니다. 저희가 생산하는 제품은 철도차량용 송풍기 외에 대형 매장의 송풍기와 지하철 등에도 많이 사용되고 있고, 그 보다 규모가 작은 소형팬, 그리고 에어커튼이 있습니다.”
문재경대표는 송풍기 매출이 급격하지는 않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한다. 송풍기는 4계절 모두 사용하는 제품이라 계절의 영향을 크게 받지 않는단다.
경진부로아는 다른 제조업체와는 달리 모든 제품을 손수 제작한다. 가장 기초인 금형제작에서부터 프레스, 롤링, 스폿트 그리고 밸런스 검사 등 모든 공정이 연결돼 있다. 송풍장치도 시로코형 임펠라를 비롯해, 팬흡입 직결구동형 송풍기와 아우터 로터형 백원드 팬, 향온 향습기 팬 등 30여가지가 넘는다.
“저희 제품은 인기를 끌만한 이슈가 별로 없습니다. 다만 대형건물이 많이 들어서고 지하철이나 대형매장, 철도수송용 등 통풍이 필요한 곳에 설치되는 제품이기 때문에 대형건설사들-이를테면 현대건설이나 삼성물산, SK건설 GS건설, 대림건설 등 대형건설사들이 수주해 줘야만 납품할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저희가 자신하고 있는 것은 송풍기제품에 대해서는 거의 하자가 없다는 점입니다. 물론 오래 제작해 오면서 쌓인 노하우이긴 합니다만 송풍기란 것이 워낙 단순한 제품이다 보니 기술개발도 그렇게 많지 않고 따라서 신제품을 만든다는 개념도 없습니다. 그런 이유로 저희는 필요에 따라서 그때그때 투자합니다. 물론 한번 개발을 시작하면 끝을 볼 때까지 멈추지는 않죠.”
이같이 집적된 기술의 노하우가 결집돼 2년에 걸쳐 연구한 끝에 경진부로아는 신기술인 에어커튼을 개발했다. 에어커튼은 이미 2~30년 전에 개발된 제품이다. 우리나라 보다 중국에서 더 많이 사용하고 있는 기술인데, 이 에어커튼은 외부와 내부에 차단막을 형성, 내부온도를 외부로 빠져나가지 않게 막아주는 기술이다. 하지만 이렇게 개발해도 그 기술을 인정, 사용처가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이 아쉽다. 게다가 문제는 또 있다.
“저희가 아무리 새로운 제품을 개발해도 저희제품 자체를 일개 부품 정도로만 취급한다는 게 제작자 입장에서 가장 서럽습니다. 저희야 이 제품 외에는 달리 내세울 것도 없고, 오로지 송풍기 하나만 믿고 사는데 대기업에선 저희를 일개 부품업체로 취급하고 있어요. 사실 저희는 설계에서부터 금형 프레스, 롤링 등 여러 가지 공정을 모두 갖추고 있습니다. 물론 처음부터 모두 갖추고 시작한 것은 아니지만 그때그때 필요에 따라 하나 둘 갖추다 보니 지금처럼 모든 시설을 갖추게 됐지만요.”
27년이라면 적지 않은 세월이다. 특히 IMF는 모든 기업들이 어려운 시기였다. 하지만 문재경대표는 IMF때에는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오히려 수익이 났었다고 한다.
송풍기-개념 없던 시기에 회사설립
경진부로아의 초창기는 우리나라에 송풍기에 대한 개념 자체가 없던 시기였다. 하긴 당시만 해도 대부분 제품은 수입품에 의존했다. 문재경 대표는 이처럼 열악한 환경속에서 당시 수공업이 대부분이었던 제조시설을 하나둘씩 갖추어 나가면서 오늘날 국내 굴지의 송풍기 제조업체로 우뚝 섰다.
▲ 경진부로아(주) 외관전경. ⓒ대한뉴스
“초창기만 해도 송풍기라는 것이 대부분 외제였습니다. 국산이라곤 저희가 만들긴 했지만 조잡했었죠. 그래서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어서 장비들을 하나 둘 씩 갖추고 제대로 된 송풍기를 만들기 시작한 것이 대략 15년 정도 됩니다. 하지만 국내 대부분 업체에서는 우리가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대부분 국산을 외면하던 시기였어요. 그러다가 외제가 고장나면 저희 제품은 대체용품으로 사용되는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국산품도 튼튼하고 성능이 좋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매출이 꾸준히 늘었습니다.”
그렇게 알게 모르게 국내 송풍기산업을 뒷받침해 온 노력이 드디어 결실을 맺는 시기가 도래해 온 것이다. 하지만 그동안 참고 견뎌온 인내가 없었다면 오늘의 영광도 없었을지 모른다. 문재경대표는 ‘예전에 비해 평판이 많이 좋아졌다’고 말한다. 기술력도 갖추었고 품질도 좋은 제품을 출하하면서 얻게 된 평판이기도 하다.
송풍기 제품도 정부의 정책과제에 들어 있는 품목이다. 하지만 아무리 R&D를 해서 개발해도 인지도가 높아지지 않는다는 게 문대표의 설명이다.
“저희가 아무리 확고한 제품을 만든다 해도 하나의 부품 업체로만 취급받고 있어서 그것이 가장 아쉽습니다. 당당하게 독자브랜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대기업에서는 그렇게 인정 안하고 있다는 게 문제죠. 저희도 나름대로 연구진도 있고 기술진도 갖추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하나의 부품업체로만 취급되니까 맥이 빠지죠.”
그렇긴 하지만 나름대로 시장을 개척해온 경진부로아는 대기업과 합작으로 수출도 많이 하고 있다. 특히 2년전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2만 몇 천여대의 송풍기를 만들어 매달 수출하고 있고, 현재는 삼성과 함께 인도에 진출하고 있는데 현재 승인 중에 있다. 또 중국시장에도 진출했으며, LG와는 태국에도 수출하고 있다.
“저희 제품은 송풍기라는 단일 제품이다 보니 정책자금이 주어진다고 해도 뭔가 새로운 제품을 만들긴 어렵습니다. 송풍기의 제조원리가 단순하기 때문이죠. 물론 여러 유형을 만들긴 합니다만 송풍기의 용도가 대부분 공기를 주입시키거나 아니면 냉온 바람을 불어 넣어주는 것이 고작입니다. 따라서 발전의 한계가 있다는 생각이 많이 듭니다.”
문재경대표는 지금 공장을 더 넓힐 방법으로 3년전, 화성에 약간의 땅을 사 둔 게 있단다. 지금의 자리는 초창기부터 성장해온 터전이라 이 시설들은 그대로 두고 별도로 화성에 생산라인을 갖출 계획이다.
▲ 경진부로아(주) 문재경 대표가 받은 각종 상패와 인증서들. ⓒ대한뉴스
1등기업만 살아남는다 신념 가져
“저희가 기대를 갖고 있는 것은 화성에 신규공장을 건설하는 것입니다. 이 화성공장은 여기서 제조하는 기술이 아닌, 다른 시스템으로 운영해 볼 생각입니다. 화성공장은 송풍기를 응용한 제품을 만들어 자체 브랜드로 가려고 생각중이죠. 사실 여기는 부품종류도 많고 단순노동인 관계로 작업의 효율이 떨어집니다. 그래서 화성공장은 전자동시스템으로 구축해서 저희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려는 계획이지요. 아마도 내년 중반쯤에는 화성공장이 준공될 걸로 봅니다.”
이처럼 대도약을 꿈꾸는 경진부로아지만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는 대기업과의 상생관계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들은 대기업의 눈치를 볼 수 밖에 없습니다. 그동안 거래해오던 대기업에서 거래처를 일시에 바꾸게 되면 당장 어려움이 닥칩니다. 사실 대기업과 거래를 하는 모든 중소기업들이 같은 실정이겠지만 대부분 수익은 고사하고 월급주기도 바쁩니다. 저희가 독자 제품으로 출시는 하고 있지만 송풍기라는 제품 자체가 대형건축물에 들어가는 부속제품이다 보니 어쩔수 없는 구조죠. 물론 저희가 KTX에 납품하긴 했지만 물량 자체가 한정돼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살아남기 위해 항상 1등 기업이 되려고 노력합니다. 2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으니까요.”
문 대표는 한때 코스닥에 상장하는 문제도 생각해 봤으나 내실이 없을 것이란 판단으로 그 생각을 접었단다.
“기업이란 신뢰가 바탕이죠. 신뢰가 없으면 그 기업은 하루아침에 무너집니다. 저희는 작지만 내실있는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기본을 착실히 다져놓으면 어떤 풍파가 닥쳐도 이겨낼 수 있다는 것이 저의 생각입니다. 저는 직원들이 웃음을 잃지 않도록 노력합니다. 제 자신은 좀 무뚝뚝한 편이지만 함께 지내본 사람들은 저의 속 마음을 잘 압니다. 직원들도 그런 저를 믿고 따라주는 것이 고마울 따름이지요. 저희는 무차입 경영으로 종업원들과 함께 언제나 웃을 수 있는 그런 기업이 되고자 합니다.”
현재 국내시장은 경진부로아의 독주다. 하지만 문대표는 이 독주가 얼마만큼 갈 수 있을지 걱정스럽단다. 그러나 뿌리 깊은 나무가 아무리 거센 바람에도 쓰러지지 않은 것과 같이, 오랜 전통을 이어온 경진부로아는 국내를 넘어 세계를 향해 힘차게 진군할 것임에는 틀림없다.
신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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