빠르고 자극적인 것에 익숙해져 상대적으로 느리고, 덜 자극적인 전통문화가 홀대를 받는 세상에서 고집스럽게 우리 것을 지키고 보급하려는 사람이 있다. 대금 산조분야 무형문화재 45호 이수자 임대식 선생이 바로 그런 사람이다. 진정으로 음악을 즐길 줄 아는 그와의 특별한 시간을 가져보았다.
▲ 임대식 선생은 대금, 판소리, 피리 등 다양한 우리 전통 소리와 악기를 두루 섭렵하고 있다. ⓒ대한뉴스
마음을 담아 연주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
임대식 선생은 여느 음악가처럼 음악가문 출신이 아니다. 단지 음악이 너무 좋아 음악을 하게 되었고 음악에 심취해 살아가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중학교시절 우연한 기회에 은산별신제를 구경하게 되었다. “그 모습과 소리가 얼마나 좋았는지 모릅니다. 집으로 돌아오는 내내 제 머리 속에서 떠나지 않더라고요.”라며 어린 시절을 회상했다.
그는 고등학교 시절에 대전에서 정악(正樂)을 하는 권용세 선생을 만났고, 1973년 이생강 선생으로부터 대금을 사사 받았다. 그 뒤로 2,000년도 강백천류 시나위제의 대가인 김동표 선생을 찾아 가 정식으로 대금 연주를 전수 받았다. 또한 부여 박홍남 선생에게 소리를, 서울 김수연 선생에게 판소리를, 곽태규 선생에게 피리를 배우는 등 다양한 우리 전통 소리와 악기를 두루 섭렵하는데 매진했다.
▲ 임대식 선생이 우리 전통 소리을 하고 있다.ⓒ대한뉴스
그는 단순히 국악을 전수받는데서 그치지 않았다. 전수받은 국악을 자신의 몸에 익히기 위해 피나는 노력을 했고 그것을 다시 자신의 혼을 담기위해 혼신을 다했다. 수많은 연습과 오랜 기간의 수련의 과정에도 불구하고 음악을 자신의 천직으로 여기며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의 노력은 헛되지 않았다. 그는 대금 산조분야에서 무형문화재 45호 이수자로 지정되었고 무형문화재 9호 은산별신제를 이수받았다. “제가 좋아하는 국악을 해서 좋고, 제가 좋아하는 국악을 많은 사람들에게 들려줄 수 있어 더 좋습니다.”라고 말하는 라고 말하는 그의 말 속에서 그는 진정으로 국악을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이라는 아우라가 물씬 풍겼다.
▲ 임대식 선생이 피리 불고 있다.ⓒ대한뉴스
허리를 곧추세우고 단아한 자세로 연주하는 그의 끊어질 듯 이어지는 구슬픈 대금 소리는 듣는 이의 심금을 울린다. 아무나 낼 수 없는 소리기에 단순히 ‘재능’에 의한 것이라 여겼다. 하지만 그는 음악은 재능이 있는 사람이 하는 것이 아니라고 단언했다. 임 선생은 “많은 연습을 한 뒤 무대 위에 오르면 머리가 아닌 몸이 그것을 기억해 저절로 소리가 나야하고, 그러한 소리는 혼을 담고 있을 때 비로소 예술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라며 재능보다는 끊임없는 노력이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한 곡을 완주할 수 있는 정도로 거문고를 배우고, 환갑 때 몇몇의 지인들과 모여 음악과 함께 술을 한잔 하는 것이 꿈이라는 그의 모습에서 소박하면서도 넉넉한 마음이 느껴졌다. 그의 이러한 넉넉한 마음은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꿈과 희망을 전하는데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그는 10여 년간 10만개 이상의 악기와 사무용품을 어려운 학생들에게 기부해오고 있다. 그에게는 욕심이 전혀 없다. 지금까지 살아온 것처럼 국악을 열심히 지키며 국악을 좀 더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길 바라는 소망을 가지고 그냥 국악과 함께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남윤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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