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야산 호랑이‘ ‘절구통 수좌‘라는 말은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의 별칭이다.
스님은 60년 전 문경 봉암사 결사 당시 목숨을 건 수행에 나섰다. “내가 저 쌀이 다 떨어지기 전에 공부를 마치든가, 죽든가 둘 중 하나를 택하겠다.”걸망을 내려놓고 암자의 문을 걸어 잠갔다. 찬밥 한 덩어리와 김치 한 조각으로 끼니를 때웠다. 오로지 화두뿐이었다.
조계종 원로회의 의장 종산 스님은 일찍이 육신을 치료하는 의술의 길을 접고 마음의 병을 치유하는 수행자의 길을 가고 있다. 스님은 범어사에서 있었던 ‘대못 수행’의 일화를 들려준다. 졸음을 쫓기 위해 널빤지에 못을 박아 앞에 세웠다. 잠시라도 졸면 못에 찔릴 수밖에 없다. 옆에 있는 수행자의 얼굴에 군데군데 피가 엉겨붙어 있었다. 그것은 자신의 모습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국의 대종사들’(조계종출판사)은 대종사 · 명사 30인의 치열했던 수행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한다. 대종사(大宗師)란 스님들에게 부여되는 최고의 법계(法階). 법랍 40년 이상의 비구로 종사(宗師) 법계 수지자 중에서 특별전형에 의해 선발된다. 법계란 수행력과 종단 지도력의 상징이며 종단 위계서열의 기본이다. 명사(明師)는 비구의 대종사에 준하는 비구니법계이다.
이 책의 필자들은 한국불교기자협회를 이끄는 불교전문기자들이다. 29명의 기자들은 여름휴가를 반납한 채 취재에 참여했다. 전국의 사찰 곳곳에서 취재를 하는 가운데 몇몇 기자들은 언론 노출을 달가워하지 않는 대종사들로부터 “뭐 하러 내려왔느냐” , “인터뷰 안할란다. 그냥 돌아가라”는 말을 들으며 면박을 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기왕에 왔으니 차나 한잔하게”라는 스님의 말씀에 한시름 놓았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묻고 듣기를 거듭한 끝에서야 겨우 임무를 마칠 수 있었다. 한국불교기자협회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책 ‘한국의 대종사들’은 이들의 발품이 빚어낸 결과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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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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