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이윤성 기자] 지난 10일(일) 한국마사회(회장 정기환) 렛츠런파크 서울에서 열린 글로벌 경마축제 제6회 ‘코리아컵(IG3, 1800m)’과 ‘코리아스프린트(IG3, 1200m)에서 일본의 경주마들이 트로피를 석권하는 기염을 토했다. 지난해 두 개의 트로피를 모두 들어 올렸던 한국 경주마들은 패배의 고배를 마셨다.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는 한국 최고 상금 30억 원을 놓고 전 세계 경주마들이 강자를 가리는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경주다. 특히 올해 코리아컵은 총상금 규모가 10억 원에서 16억 원으로, 코리아스프린트도 10억 원에서 14억 원으로 대폭 인상됐다. 이러한 국제경주 상금규모 확대는 경쟁력 있는 해외 유수의 경주마 유치로 이어져 한국경마의 글로벌 경쟁력 제고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러한 기대에 부응하듯 경마강국 일본, 홍콩에서 출전을 신청하면서 팬들의 관심이 쏠렸다. 일타 조교사와 금수저 혈통마, 스타 기수로 무장한 일본, 초대 ’코리아스프린트‘ 우승 영광의 재현을 꿈꾸는 홍콩, 그리고 홈그라운드 이점으로 2연패를 노리는 한국. 그 어느 때보다 치열한 3개국의 승부가 예상됐다.
뜨거운 응원의 열기 속에서 경기가 시작됐다. 경주 초반부터 주도권을 잡으려는 한국의 선공이 매서웠지만, 이웃나라 일본은 만만치 않았다. ’코리아스프린트‘에서는 일본의 ’리메이크‘가 결승선을 고작 200m 도 남기지 않은 지점에서 선두를 지키던 한국의 ’벌마의스타‘를 따라 잡으며 우승을 차지했고, ’코리아컵‘ 역시 일본의 ’크라운프라이드‘가 10마신(馬身 말의 코끝에서 엉덩이까지 길이로 1마신은 약 2.4m)이라는 엄청난 거리 차로 여유롭게 결승선을 가장 먼저 통과했다. 한국 경주마들은 코리아컵 3위, 코리아스프린트 2위를 각각 차지했다.
최근 국제무대에서 일본 경주마들의 활약상은 예사롭지 않았다. 이번 코리아컵과 코리아스프린트 외에도 지난 2월에는 최고 상금 경마대회로 유명한 ’제4회 사우디컵(G1)’에서 일본 경주마 ‘판타라사’가 깜짝 우승을 차지했다. 같은 경주에 출전한 일본 경주마들은 우승과 더불어 3,4,5위를 싹쓸이했다. 일본은 사우디컵을 포함해 이날 열린 8개의 경주 중 3개의 경주에서 우승하며 경마 강국의 위엄을 세계에 알렸다. 이어 한 달 만에 열린 ‘두바이월드컵(G1)’에서도 일본마 ‘우스바 테소로’가 우승을 이어가며 사우디컵의 활약이 우연이 아님을 증명해냈다.
일본은 어떻게 경마대국이 되었을까? 사실 일본은 약 4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외국 경주마의 원정 출전을 금지했다. 1981년 ‘제1회 재팬컵’에서 처음으로 해외 말들의 출전을 처음 허용했고, 1~4위를 모두 해외 말들이 차지하며 일본은 완패를 경험했다. 일본 최고의 경주마들이 북미의 이류 경주마들에게 상대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에 일본은 충격에 빠졌다. 이를 계기로 일본은 막대한 민간 자본을 앞세워 해외 유수의 씨수말과 암말을 대량으로 유입하는 등 혈통 개량을 위한 과감한 투자를 시작했다. 동시에 현대화된 트레이닝 센터를 확충하는 등 말의 경주능력 향상을 위해 총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 결과 현재 세계 경마 1군 급인 파트1 국가로 분류되는 일본의 경마산업은 내수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수준으로 성장했다.
한국마사회 정기환 회장은 “이번 코리아컵·코리아스프린트는 경마강국 일본의 높은 벽을 실감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경마도 세계적 수준으로 도약할 수 있도록 경주마 관계자들과 함께 과감한 혁신에 나서겠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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