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호 칼럼] 호반의 도시 ‘안동’
[김병호 칼럼] 호반의 도시 ‘안동’
  • 김병호 기자 kbh6007@hanmail.net
  • 승인 2023.06.10 17: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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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호 논설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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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을 호반의 도시라고 혹자들은 지칭하고 있어도 돌아보니 안동시가 호반의 도시로 손색이 없다. 남안동 쪽 수중보로 도심은 흡사 드라마 속 촬영지를 연상케 하고 연무가 드리워진 낙동강 변을 드라이브하노라면 이국적인 향취가 물씬 풍겨옴을 느낄 수 있다.

강변에 차를 세우고 도도하게 흘러가는 강물을 보면서 ‘인간만사 새옹지마’라 했던가, 당장 밀어닥친 불행은 오히려 다행이 될 때도 있듯이 세월과 기억은 저만큼 있는데 그리움은 벌써 차창에 아른거린다. 사방을 돌아봐도 그때 그 사람들 모습은 없고 변형된 물체만 시야에 다가온다.

“내 고장 칠월은/청포도가 익어가는 시절/이 마을 전설이 주저리주저리 열리고/먼 데 하늘이 꿈꾸며 알알이 들어와 박혀/하늘 밑 푸른 바다가 가슴을 열고/흰 돛단배가 곱게 밀려서 오면/내가 바라는 손님은 고달픈 몸으로/청포(靑袍)를 입고 찾아온다고 했으니/내 그를 맞아, 이 포도를 따 먹으면/두 손은 함뿍 적셔도 좋으련/ 아이야, 우리 식탁엔 은쟁반에/하이얀 모시 수건을 마련해 두렴”

안동이 낳은 독립운동가, 시인 이육사의 청포도 시구(詩句)를 소개했다. 본명은 이원록 인데 이육사는 미결수 번호가 ‘264’였다. 그 후 이육사로 호를 짓게 되었다. 이렇듯 안동인은 저항하는 깊이가 남다르며, 민족의 기계와 꺾이지 않는 의지, 순수하고 강렬한 민족 시인 이육사, 눈물겹고 가슴 아픈 시다.

비단결같이 곱디고운 영혼을 간직한 안동시민은 단절되지 않는 자긍심을 간직하고 오늘을 간다. 저 낙동강에 이야기가 있고 사랑이 있으며 시민의 희로애락이 듬뿍 담겨있으리라. 안동시는 그야말로 한민족역사를 오롯이 간직한 우리나라 최상의 보고이다.

하회마을, 봉정사, 도산서원, 등 많은 세계문화유산을 간직한 곳이 안동시다. 또 임청각은 500년간 유구한 역사를 지닌 안동 고성이씨 종택이며 석주 이상룡 선생 생가이다. 중앙선 철로가 철거되고 현재 옛 모습으로 복원 공사가 한창인데, 임청각 현판은 퇴계 이황의 친필로 전해지고 있다.

또한, 호반의 도시 안동은 천혜 자연 관광자원을 보유하고 있어 종합 휴양지로 손색이 전혀 없으며, 경주 보문 관광단지처럼 강변이나 댐 부근 적소에 민자로 특급호텔 몇 개 들어서고 윈드서핑 클럽 유치해서 댐 하류 쪽에 대규모 위락 시설을 조성하면 관광 특구효과를 누릴 수 있을 터이다.

춘천, 남이섬, 가평, 팔당, 양평 등지보다 수자원환경이 절대 부족하지 않다고 본다. 윈드 서핑, 카약, 카누, 패들보드 등 민자로 낙동강 변 유휴지에 유치하도록 안동시에서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 부분이 어느 정도 궤도에 진입하면 그때부터 세계대회를 개최한 뒤 세계유산 관광지 홍보도 함께해 유동인구를 확보해야 시민들이 경제 침체 그늘에서 다소 벗어날 수 있다.

필자는 독일 로렐라이 언덕보다 안동댐 월영교가 훨씬 보기 좋다고 생각한다, 굳이 외국 갈 일 없고 세계 관광객을 안동으로 불러들이는 관광 마케팅이 절실하다. 안동 낙동강 수중보는 신의 한 수다. 충북 단양군도 단양강 수중보준공 후 사계절 만수위로 관광객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오가면서 본다.

원조 보수의 도시, 유교의 본향, 양반의 도시, 선비문화의 발상지, 에 조금 살을 붙여 호반의 도시 안동은 어떤가, 황포돛배 띄우고 뱃노래 가락이 흩어지는 낙동강 변에서 내일도 그리운 사람들과 파전 한 접시 앞에 놓고 걸쭉한 안동 막걸리 한 사발로 시름을 달래보시라, 이 춘풍이 따로 있드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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