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침체 극복을 위해 대두된 그린 뉴딜은 에너지 자립도를 높이려는 선진 각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 부합하면서 장기적 추세로 정착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따라 세계 석유 수요는 선진국의 수요 감소세에 견인되면서 중장기적으로 둔화될 전망이다. 에너지 효율성의 제고,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육성을 목표로 하는 그린 뉴딜은 석유 수요의 구조적 변화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있다. 그러나 탄소 배출권 가격의 하락을 고려할 때 그린 뉴딜이 경기 부양만을 위한 단기 대응책으로 그칠 불확실성도 존재한다. 자원의 유한성, 지구 온난화 등 환경 제약을 고려하면서도 지속적인 경제 성장을 이루려는 녹색 성장 정책에 미국이 가세함에 따라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본격적으로 대두되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투자확대를 통한 경기부양을, 장기적으로는 新성장 동력 확보를 위해 주요 선진국들이 그린 뉴딜을 추진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향후 10년간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 대한 1,200억 달러의 투자 계획을 담고 있는 경기 부양 법안이 지난 2월 17일에 통과됐다. 에너지 절약, 신재생 에너지 산업 육성에 관심이 낮았던 과거 정권과는 달리 이번 오바마 정부는 녹색 성장에 정책 드라이브를 강화하고 있다. 기후 협약을 선도해 오던 EU의 주요 국가들도 이번 경기 침체의 탈출 수단으로 그린 뉴딜을 추진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기술의 개발을 “제4차 기술 혁명”으로 인식하고 있는 영국은 2020년까지 100억 파운드를 투자해 철도 노선의 확대, 7천기의 대형 풍력 발전기 건설 등을 골자로 하는 그린 뉴딜을 지난 1월에 발표했다. 또한 “녹색 혁명”을 추진하고 있는 프랑스는 2020년까지 4천억 유로를 투자해 탄소 저감 기술을 개발하고 주택 및 관공서의 에너지 저감 시설 구축 등에 주력하고 있다.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발전을 “제3차 산업 혁명”으로 설정한 독일 역시 2020년까지 810억 유로를 투자해 신재생 에너지 산업을 자국의 자동차 산업 규모로 육성할 계획이다.
그렇다면 우리나라 신재생 에너지 산업의 현실은 어떠할까. 신재생 에너지 중 풍력발전산업은 2000년 이후 세계적으로 매년 평균 25%대로 성장하고 있다. 한국풍력발전협의회 회장을 겸임하고 있는 한신에너지(주) 이임택 회장을 만나보았다.
新성장동력으로 떠오른 신재생 분야, 풍력이 대세!
“우리나라 풍력이 아직은 미미한 상태지만 머지않은 미래에는 풍력이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겁니다. 미국만 해도 오는 2030년까지 전력의 20%를 풍력에서 조달할 계획이고 우리나라는 신재생에너지에서 11%까지 조달할 예정입니다. 또한 풍력산업을 증대하면서 대기오염과 수질 오염을 줄이고, 지구온난화 억제에 크게 기여할 수 있습니다. 또한 값비싼 화석연료 값을 줄이고 전력요금을 안정화시키면서 고용 증대 및 수출산업으로 육성할 수 있어 정부에서도 신성장 동력으로 풍력에 기대하는 바가 큽니다.”
실제로 지난해 풍력설비의 부품 수출은 6억4천만 달러로 오는 2030년이 되면 270억 달러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단가면에서도 천연가스를 이용한 복합화력 발전단가는 125.4원/KWh,중유 연소 발전단가는 156원/KWh 인데 반해 풍력에너지의 발전 구매 단가는 107.29원/KWh에 불과해 가격경쟁력도 다른 에너지에 비해 뛰어나다. 또한 연료비가 필요 없고 금융비용이 80%이상 점유하여 영구적이라는 강점이 있다. 2008년 9월 이후 SMP(전력계통 한계 가격)이 130원/KWh대에서 2009년 114원/KWh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에 풍력은 발전차액의 정부지원을 받지 않고 있는 상황으로 경제성을 이미 확보한 상태다.
이에 지난 2007년 국내 풍력산업계의 목소리를 집결하고 대변하기 위해 한국풍력산업발전협의회가 발족했고 한신에너지(주) 이임택 회장이 협의회 초대회장으로 선출됐다. 그는 풍력발전은 친환경 에너지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아 세계적으로도 확대/증설되고 있는 추세라고 전했다.
“1997년 이후 미국이 2008년 현재 25,170MW의 설비를 증설해 수요 확대를 주도하고 있으며, 독일이 23,903MW,스페인이 16,754MW로 인도(9,645MW)와 중국(12,210MW)이 그 뒤를 잇고 있습니다. 반면 우리나라는 같은 기간 고작 236MW 확대/증설에 그친 상태지요. 풍력발전을 활성화시키기 위해서는 저변확대와 제조기술 확보가 시급합니다. 특히 기술력은 중국, 인도보다 이미 훨씬 뒤쳐져 있는 상태로 국내 대기업이 의욕적으로 기술자립화를 추진해야만 합니다.”
또한 그는 대기업 능력에 맞는 시스템 기술을 도입, 제조 산업 활성화, 부품업체와 분업 및 협력 등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특히 대형화 해상 풍력분야의 기술 도입으로 세계시장의 챔피온이 된다면 우리나라의 에너지 자립화, 지구온난화 예방차원의 탄소배출권확보 및 미래성장 동력으로 국민경제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확언했다. 또한 그는 이를 조기 달성하기 위하여 정부는 해상풍력의 발전차액의 기준을 육상 풍력의 150%정도로 설정하여 주면 사업성을 갖추어서 금융권의 자금을 조달하면 활성화에 불을 지피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글로벌 룰을 이해하는 게 중요
이 회장은 남부발전 CEO를 역임한 바 있고 신재생에너지를 가장 먼저 실현한 인물이기도 하다. 남부발전은 발전연료 다변화 전략을 이 사장의 경영 핵심전략으로 추진해 왔다. 그 기저에는 경제성이 핵심이며 필요에 따른 전략적 선택도 포함돼 있다. 다변화 전략 속에서 그는 오리멀전 도입, 풍력발전 추진, LNG직도입, 에너지회사로서의 사명전환 추진 등 최초로 추진하는 프로젝트를 가장 먼저 실천해 왔다.
지난 2006년 자본금 10억원으로 설립된 한신에너지는 제주도로부터 허가를 신청해 자본금을 166억원으로 확대시켰다. 이 회장은 한국풍력발전협의회 회장으로 취임하며 “풍력발전 산업계가 국민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이 분야에서 종사하고 있는 업체와 관심 있는 인사들의 힘을 모아 우리나라의 전력이 풍력에서 10~20%까지 에너지를 얻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나의 미력한 힘을 더할 각오”라고 포부를 밝힌바 있다. 이에 이 사장은 2011년까지 풍력발전설비를 300MW로 확대시켜 우리나라 발전설비 용량의 10%까지 풍력으로 대처해 나간다는 야심찬 계획아래 R&D투자를 확대해 선택과 집중으로 풍력발전 기자재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이런 저력과 열정으로 일관된 삶을 살아오고 남들보다 발 빠르게 풍력에 뛰어든 그는 세계로 뛰어들어 글로벌 룰을 이해하는 게 중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시간이 나면 틈틈이 글도 쓰며 주말에는 아내와 함께 영화도 보러 가곤 합니다. 잔잔한 감동을 받고 오곤 하지요. 가끔은 쉬고 싶다는 생각도 들지만 삶의 목적이 없으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건강을 위해서도 적당한 스트레스가 몸과 마음에 훨씬 좋다고 생각합니다.”
늘 긍정적으로 사물을 보고 개척자 정신으로 일에 임한다는 그가 나이에 비해 훨씬 젊어 보이는 비결은 바로 그러한 긍정적인 마인드 때문이 아닐까. 에너지를 보면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그의 선견지명이 한신에너지(주) 뿐 아니라 국내 풍력산업을 이끌어가는 밑거름이 되리라 기대해본다.
이 사장은 1940년 전남 장흥 출생으로 광주고/서울대 전기공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에서 석.박사학위를 취득하였다. 한국비료(1965), 호남전력(1969)을 거쳐 훼어차일드(1973)에서 근무했으며 1976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해 99년 1월 대표이사에 올랐다. 발전 자회사 가운데 유일한 민간 출신 CEO로 지난 2001년 한국남부발전 사장을 거쳐 현재 한신에너지 회장직을 맡고 있다.
취재/김유진 기자 사진/박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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