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문화로 집중화된 서울 만들자.
세계적인 기업 CEO와 경제전문가들로 구성된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2005 총회가 지난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열렸다.
■서울, 디지털과 문화의 도시로 육성해야
지난 28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는 서울국제경제자문단(SIBAC) 총회가 열렸다. 이날 총회에서는 세계 각국 CEO들이 앞으로 서울이 발전해야 할 방향성과 비젼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이는 장이 되었다.
윤종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기조 연설을 통해 최근에는 도시가 경제 활성화를 위해 기업유치에 힘을 기울이면서 도시와 기업이 융합하는 사례들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으며. 도시와 기업이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신도시를 건설하거나 도심내 첨단산업단지를 건설하는 등 긴밀한 상호협력 관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도시가 기업을 활용하여 발전한 사례는 몇 가지 유형으로 나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유형의 첫째로는 일본의 도요타시, 핀란드 울루시, 포항시 등은 도시와 기업의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신도시를 건설하고 첨단산업 클러스터를 형성한 대표적 사례라고 지적하고 우선 도시와 기업이 융합되는 부분에 대해 언급했다.
둘째로는 기존 도시 내에 공해를 유발하지 않는 고부가산업을 육성하기 위해 공공기관과 기업의 합작으로 첨단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 사례를 들었다. 일례로 도쿄의 텔레포트(Teleport)는 외국 투자자를 유치하기 위해 우수한 주거생활 환경을 조성하고 있으며, 국제 컨벤션 및 패션, 디자인 관련 비즈니스를 집적시키고 정보산업을 중심으로 한 첨단산업단지를 지향하고 있다고 조사한 바를 밝혔다. 마지막으로 다국적 기업을 유치하여 도시가 비즈니스 중심지로 발전한 사례를 들면서 서울의 경쟁도시인 홍콩, 싱가폴 등은 글로벌 일류 기업의 지역본부를 적극 유치하여 비즈니스와 금융 중심지로 성장해 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윤부회장은 투자 적격지로서 서울의 가능성과 개선방안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투자유치를 확대하기 위해서는 경쟁도시와 차별화 할 수 있는 서울만의 Identity를 확립해야한다고 주장했으며 서울은 투자지로서 여러 장점과 단점을 동시에 갖고 있는 거대도시이자 복합도시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경쟁도시와 비슷한 분야에서 중복 투자를 하는 불필요한 경쟁을 지양하고 서울의 한정적인 물적, 인적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서울만의 장점을 집중 부각하고 발전시켜 이 분야의 기업을 적극 유치하여 성장의 Leverage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서울은 IT인프라, 특히 브로드밴드 인프라가 세계에서 가장 발달한 도시이며 한국의 브로드밴드 보급률은 전체가구의 77%로 세계 1위이며, 서울은 79%에 달하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서울은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일류 수준의 기술 기반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R&D는 Value Chain의 앞단으로 혁신적 기업을 창출하고 산업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에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연구단지를 조성하여 투자를 적극 유치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다.
또한 문화적 도시로서의 성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서울을 세계적인 문화산업 중심지로 육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21세기는 감성과 문화의 시대이며, 문화산업이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점과 문화산업은 부가가치와 고용 유발 효과가 커 영국, 프랑스, 일본 등 선진국에서는 정부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으며 한류 열풍의 지속적인 관리개발의 중요성도 덧붙였다.
그는 최근 한국 정부가 「문화강국(C-KOREA) 2010」전략을 통해 콘텐츠(Contents), 창의성(Creativity), 문화(Culture)의 3C를 바탕으로 문화, 관광, 레저스포츠산업을 적극 육성하고 이를 통해 국민소득 3만달러 시대를 견인한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는 점을 주목해야 하며 이는 정부의 문화산업 육성의 뜻을 보여주는 것이라고도 말했다.
■서울, 아시아의 쇼핑천국으로 만들자
다음으로 David Reid, Tesco PLC 회장의 연설이 이어졌는데 그는 세계적 기업들이 서울을 신상품 테스트 시장으로 활용하고 서울에서 기술인력을 개발할 수 있도록 서울이 디지털 허브화 되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문화적 우위와 글로벌 기업의 경쟁력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불필요한 규제와 외국인에 대한 제도적 장치가 부족하다는 점을 지적했다.
또한 자유무역지대 창설의 편리성과 지리적 이점을 살려 아시아의 쇼핑천국으로 만들자는 제안도 덧붙였다. 또한 한국 음악, 드라마, 영화의 높은 인기, 컨텐츠와 캐릭터 사업, 영화 촬영지 투어, 370,000명의 외국인들이 겨울연가 촬영지인 춘천시를 방문하여 16억원 이상 소비, 한국의 인기 TV 드라마 대장금이 47%라는 홍콩 시청률 기록을 세움, 등의 사례를 들면서 서울이 아시아 문화의 중심지로 발돋움하기를 당부했다.
또한 외국 투자 규제 장애물 제거와 비즈니스 성장을 위해 시장경제 강화를 강조했으며 그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종합적인 장기 마스터 플랜, 마스터플랜을 훌륭히 실행하기 위한 특별법들, 규제 해제, 비싸지 않으면서 높은 수준의 생활환경등을 선결과제로 꼽았다.
■도시이미지와 정체성 확립해야
이날 패널로 참석한 Geoff Mulgan, 영 파운데이션 이사장은 상해, 베이징, 싱가포르 또는 쿠알라룸푸르에 대한 세계적인 인식이 급변하는 것에 반해, 서울에 대한 인식은 현실에 훨씬 뒤쳐져 있거나 또는 단순히 혼돈스러워 하거나 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지적하면서 한국은 인식면에서 올해 초 GMI(골드만삭스 산하 세계시장연구소)가 실시한 조사에서 총 25개국 중 겨우 20위에 머물었고 (최고 순위는 호주, 캐나다, 스위스, 영국, 스웨덴 순임), 이는 그 대표도시인 서울에 경쟁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없다고 역설했다. 따라서 그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시정체성 확립, 잠재력 분석, 강점∙약점파악, 스포츠같은 이벤트 활용, 창의적 사고 등을 꼽았다.
■서울을 홍보하는데 더욱 적극적이어야 한다
이날 참석한 Alfred R. Kahn, 4Kids Entertainment회장은 아시아의 경제 기적"의 수도인 서울에 오게 되어 매우 기쁘다고 운을 뗐으며 국민들은 한국을 오늘날의 번영하고 활기찬 국가로 만드는 놀라운 일을 해냈다고 칭찬했으며 서울을 글로벌 브랜드로 발전시키는 것은 같은 종류의 집중과 노력을 필요로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서울은 현대적이고, 멋지고 쿨하며 교육수준이 높고, 문화적으로 앞서있고 경제적으로도 전자, 자동차, 컴퓨터 칩,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중요한 국가이지만 문화적 연결고리의 부재를 꼬집으며 얼마나 많은 미국인들이 그들이 사랑하는 심슨가족이 한국에서 만들어진다는 것을 알고 있을까? 라는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따라서 서울을 의미 있는 브랜드화 하기 위해 이러한 긍정적인 이미지들을 반영해야 하며 서울의 상징물을 조합함으로써 그 특징들이 서울과 합쳐지게끔 설계해야 한다는 점을 주장했으며 서울과 연관된 기업이미지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서울, 예술과 문화의 도시로 만들자
Christopher Forbes, Forbes 부회장은 이날 회의에서 서울을 방문할 때 휴식차 가는 일이 거의 없음을 지적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꼭 나쁜 것만은 아니지만 서울에서는 사업 밖에 할 것이 없다고 말했으며. 서울이 수도권 내 2,000만명의 소비자를 아우르는 세계수준의 비즈니스 센터로 알려지게 된 것은 다른 도시들은 물론 많은 나라들의 부러움이 될 만 하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만 하고 놀 줄 모르면 재미없는 사람이 된다는 격언을 들면서 서울은 약간 가벼워질 필요가 있는 것 같으며 덜 진지한 모습을 보여주는 건 어떨까라는 충고도 덧붙였다.
그는 다른 훌륭한 글로벌 수도들을 생각해보면, 그곳이 런던, 베이징, 파리, 도쿄, 혹은 멕시코 시티이건 간에 그들은 모두 세계적인 비즈니스 센터라는 것에 버금가는 문화와 정치적 정체성을 가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한 위에 언급된 수도들에 갈 때에는 누구나 다른 여행객에게 “사업차입니까 휴식차입니까?”라는 진정한 질문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화와 예술에 돈을 쓰는 것이 삶의 질을 높이는데 아깝지 않은 돈이며 그렇게 문화와 예술을 발달시킴으로서 서울이 더욱 발전할 수 있다고 충고했다.
■서울, 하나의 브랜드로 만들어야
SIBAC 의장인 David Eldon, 前 HSBC 회장은 발표를 통해 서울의 발전에 대한 물리적인 증거에 대해서 들 수 있는 가장 명백한 예시는 청계천 복원이라고 말했으며 이 사업 초기에는 회의적인 시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있었지만, 현재는 많은 이들이 칭송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내국인과 외국인 모두 포함해서 서울 시민들의 전반적인 삶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은 계속되어야 하며, 또한 한국 전체가 한국 경제에 참여하고 있는 외국 기업에게 비우호적이라는 기저에 깔린 인식도 불식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서울의 강점 및 서울 그 자체를 아시아의 다른 도시들과 구분되도록 하기 위한 혁신적인 방식을 발굴해서 세계적으로 서울이라는 브랜드를 고양시킬 필요가 있다고도 주장했다.
이날 패널로 참석한 Jurgen Hambrecht, BASF AG 회장은 한국은 산업화의 속도가 매우 인상적인 국가라고 말하면서 한국의 지난 40년간의 경제 발전은 경제구조의 농업중심에서 산업경제로의 급격한 변화 덕분에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의 변화는 갑작스럽고 광범위했고 서울이 그 주축이었다고 언급했으며 이제 서울은 단순히 한 국가의 수도에서 세계의 메가도시 중 하나로 성장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한국의 장점으로 뛰어난 도로 연결, 현대적 대중교통 시스템과 인천 국제공항 등 훌륭한 인프라, 높은 교육 수준과 열의 있고 야심 있는 노동력, 한국이 10가지 소위 “미래 엔진”이라 불리는, 환경문제, 신소재, 나노 기술 등 미래지향적 기술을 지향하는 점을 꼽았다.
하지만 그는 서울이 경쟁에서 앞서기 위해 몇 분야에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는 데 동의한다고 언급했다. 그는 인천 경제지역을 물류 허브(항만과 공항)로 확대하는 등의 더 효율적인 운송과 물류를 위한 인프라 프로젝트에 투자를 증가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한 비즈니스 활동을 제약하는 법률 규제 완화와 관료주의 축소가 더욱 중요하다고 언급했으며 이를 통해 비즈니스 환경과 인프라 개선에 노력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가답게 노동환경에 대한 내용도 빼놓지 않았는데 노동비용은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산성과 사업성과에 적합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한국기업의 구조조정을 어렵게 하는 정규직 노동환경의 유연성이 증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글로벌 시장 환경에서의 자격요건이라 할 수 있는, 학생들과 직원들의 영어 실력이 향상되기를 바라며 싱가폴이나 말레이시아 같이 사람들이 더욱 광범위한 언어능력을 습득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한 그는 쓰레기 문제, 물가문제, 환경문제 등을 거론하며 서울이 글로벌 경쟁에서 장점과 단점을 충분히 활용하고 도전들을 맞이하기 위한 틀을 창조하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쾌적한 환경의 서울 만들자
이날 발표한 Chee Onn Lim, Keppel Corporation 회장은 환경과 도시 조건을 개선함으로 인해 더 많은 투자 유치를 이끌어 낼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서울의 창의성과 혁신이 성공의 열쇠인 지식-서비스 기반 경제를 향해 매진해왔고 삶의 질은 점차 더 중요한 성공 요소가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서울을 금융의 중심으로 개발하면 더욱 더 그렇게 될 것이라 예견했다. 또한 그는 만일 서울이 더 큰 경제적인 중요성을 관광과 오락업, 또한 창의적인 재능과 혁신적인 성향이 있는 이들을 필요로 하는 경제활동에 두길 원한다면 지금보다 더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 예측했다. 그는 환경과 교통 시스템의 발전을 강조했으며 더 좋은 환경과 도시 시스템의 발전이 서울을 더욱 매력적인 도시를 이끌어 더욱 많은 외국인들이 서울에서 근무하고 생활하는 것을 선호하는 분위기를 만들어 갈 수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청계천 복구사업, 위성도시 경제구역 프로젝트, 디지털 미디어 시티같은 최첨단 비즈니스 공원, 그리고 여러 도시 근교 지역의 주택지구 개발사업들이 도심 환경 개선에 도움을 주고 있으며, 특히 도심에서의 공해와 교통 체증이 완화되고 있음을 칭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지금 필요한 것은 이러한 환경적인 노력들을 지속해서 서울이 계속 깨끗하고 푸르며 신선하고 활동적인 도시로 남을 수 있도록 하는데 공익과 자존심을 유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렇게 한다면 서울은 동북아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로서 전 세계가 관심을 가져 줄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결론지었다.
취재_김용진기자(newsboy@dhn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