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김원태 기자] 최근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면서 시중은행에서 대출을 받기 어려운 청년들과 자영업자의 제2금융권과 제3금융권 대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이에 따라 이들의 부채가 부실화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저신용·저소득 계층을 위한 서민금융을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는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확대 방안 토론회’가 2일 국회에서 열렸다.
이날 토론회는 지난 5월 국회가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등 서민금융상품의 재원 확충을 위해 가계대출을 취급하는 은행, 보험회사, 여신전문금융회사도 서민금융보완계정에 출연하도록 「서민의 금융생활 지원에 관한 법률」을 개정한 이후 저신용·저소득 금융소위계층이 사금융에 내몰리지 않도록 서민금융상품을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특히 이날 토론회를 주최한 더불어민주당 소병훈 의원(경기 광주시갑)은 “2021년 8월말 개인사업자의 대출 잔액이 988조 5천억 원에 달하는 등 많은 자영업자들이 캐피탈이나 카드, 저축은행 등에서 고금리 대출을 받아 사업과 생계를 유지하고 있고, 청년들 역시 부족한 생활비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신용대출과 사금융을 이용하고 있다”면서 “작년 6월 제가 발의한 「서민금융법」 개정안이 지난 5월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여 서민금융상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된 만큼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 지원을 더욱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서는 좌장을 맡은 남주하 서강대학교 경제학과 교수의 주도로 코로나 사태 장기화로 경제적 타격을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그리고 청년 세대의 부채 증가 현황과 이들에 대한 서민금융 지원의 필요성이 집중적으로 다뤄졌다.
먼저 발제를 맡은 신용상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2021년 8월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액은 988.5조원으로 2012년 집계 이래 역대 최고치를 갱신했다”면서 “특히 중저소득층인 소득 1~3분위 자영업자대출이 고소득층보다 전년 동기 대비 높은 증가율을 나타내고 은행권보다는 비은행권, 특히 금리수준이 높은 저축은행권과 카드론, 캐피탈 등이 포함된 여신권을 중심으로 증가세가 확대되는 모습을 보여 자영업자의 신용위험이 증가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박수민 광주청년지갑트레이닝센터 이사장은 “최근 코로나 사태로 기타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은 20대 청년 비율이 2017년 5.0%에서 2020년 27.5%로 급격하게 상승했는데, 3개월 이상 대출을 연체한 신용유의 비율이 2018년 10.5%에서 2021년 10월 기준 30.3%로 증가했다”면서 “특히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신용대출을 받은 청년들이 약 67%에 달하고, 불법금융에 피해를 입거나 통신요금과 건강보험료를 연체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어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왕재 나라살림연구소 부소장 역시 “코로나19 이후 20대 청년들의 카드론 잔액 2019년 9,630억 원에서 19% 증가한 1.1조원으로 증가했고, 리볼빙도 2019년 약 3,700억 원에서 2020년 약 4,000억 원으로 전 연령대 중 가장 높은 증가율(6.8%)을 기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코로나 사태가 장기화되고 있는 지금 취약계층이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에 이용할 수 있는 서민금융 확대와 부채 리스크 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신용상 선임연구위원은 “자영업자의 부채 규모가 급증한 상황에서 금리가 빠르게 상승할 경우 원리금 상환 부담 증가로 자영업자 부채가 부실화될 가능성이 있기에 잠재적 취약·고위험 자영업자에 대한 사회·재정적 측면의 보완책과 맞춤형 지원전략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박수민 이사장은 “청년들의 금융·비금융권 신용대출은 대부분 생활비 문제 해결을 위한 대출이고, 이 과정에서 불법금융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기에 저금리에 이용할 수 있는 햇살론이나 근로복지넷 생활안정자금, 한국장학재단 생활비 대출 등을 확대하는 한편, 대출 필요 원인에 대한 집중 상담과 , 불법 금융 피해 관리·감독 등도 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뿐만 아니라 이정환 한양대학교 교수도 “코로나로 인해 초단시간 노동자, 일일(단기) 노동자, 5인 미만 영세사업체 노동자, 파견·용역·하청노동자, 특수고용노동자, 프리랜서 등이 근로시간 및 소득 감소로 큰 타격을 입었기에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이라 강조했고, 이왕재 부소장도 “한계상황에 봉착한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채무조정과 위험자산 투기수요 차단 등 투 트랙 지원방안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미소금융이나 햇살론 등 취약계층을 위한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는 서민금융진흥원을 대표해서 발제한 유재욱 서민금융진흥원 경영혁신본부장은 “올해 5월 서민금융법의 개정으로 서민금융의 지속 가능한 공급을 위한 안정적인 재원구조가 마련된 만큼 햇살론뱅크와 햇살론카드는 물론 다양한 서민금융상품을 공급하는 한편, 저소득·저신용 청년들을 위한 청년희망적금사업, 서민·취약계층의 자립·자활을 위한 사업 강화 등을 추진해나가겠다”고 밝혔다.
또 이효근 서민금융진흥원 부원장 역시 “기존 서민금융상품인 근로자햇살론과 미소금융, 저소득 청년들을 위한 햇살론유스, 올해 은행권과 여전사와의 협업을 통해 출시한 햇살론뱅크, 햇살론카드 등 올해 5조 9000억 원 규모의 서민금융상품을 차질없이 공급하고, 신용·부채관리 컨설팅과 금융교육, 취업연계 등 비금융 서비스도 강화해나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소병훈 의원은 “오늘 토론회를 통해서 포스트 코로나 시대 일상으로의 회복 과정에서 취약계층이 더욱 신속하게 코로나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는 서민금융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사회적 합의가 만들어진 것 같다”면서 “저는 앞으로도 한계상황에 직면한 취약계층이 불법적인 사금융에 내몰리지 않고,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을 선물해줄 수 있는 우수한 금융지원제도를 마련하기 위해 더욱 힘쓰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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