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내 중국 쓰촨(四川) 지진 피해 돕기성금 기부에 반대하는 움직임 속에 홍콩 당국의 구호 성금 기부안이 의회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
홍콩 입법회는 최근 재무위원회 특별회의를 열어 렁춘잉(梁振英) 행정장관이 요청한 1억 홍콩달러 기부안을 논의했으나 일부 의원들의 반대로 표결 자체가 무산됐다. 이날 의원들은 기부안 승인을 놓고 두 시간 동안 치열하게 토론했다.
성금이 중국 부패관리들의 수중에 들어갈 것이라며 반대 의사를 나타낸 범민주파 의원들은 희생자들에게 도움이 필요하지만 홍콩 당국이 성금 유용을 막기 위해 쓰촨 당국보다는 현지 구호단체에 직접 돈을 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렁 이유-충 의원은 "계속해서 (중국 당국에) 돈을 준다면 부패가 더욱 만연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나 친중(親中) 성향의 의원들은 기부 거부는 중국 관리가 아니라 도움이 절실히 필요한 이재민을 처벌하는 셈이라며 비난했다.
웡 쿽-힝 의원은 기부에 반대하는 일부 의원들이 국가에 대한 사람들의 사랑에 불화의 씨를 뿌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표결이 무산된 뒤 캐리 람 정무사장은 실망감을 나타내며 "이번 (성금 지원) 문제가 홍콩인과 중국 본토 동포들 간 관계에 영향을 끼치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람 정무사장은 기금 유용 우려에 대해 "지진 구호 작업에 열중해 있는 쓰촨 정부에 홍콩의 기부금에 대한 특별 감시 체계를 만들라고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면서 중국의 시스템을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대규모 구호나 재건 작업은 당국만 관리할 수 있기 때문에 만약 성금 기부안이 승인된다면 이 돈은 쓰촨성 정부에 직접 전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 차원의 성금 지원은 일단 무산됐지만 민간 차원의 기부는 이어지고 있다.
홍콩 문회보(文匯報)는 아시아 최고 부자인 리카싱(李嘉誠)이 설립한 리카싱 재단이 3천만 홍콩달러를 내놓는 등 홍콩 주재 중국 연락판공실에 지금까지 1억2천만 홍콩달러의 성금이 접수됐다고 전했다.
(기사제휴-홍콩수요저널)
종합지 일간 대한뉴스(등록번호:서울가361호) 다이나믹코리아(등록번호:서울중00175호) on-off line 을 모두 겸비한 종합 매체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