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되기 하늘에 별따기, 뒤이을 젊은이 없어
명장되기 하늘에 별따기, 뒤이을 젊은이 없어
표면처리 명장 기양금속공업(주) 배명직대표이사
  • 대한뉴스
  • 승인 2010.08.18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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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골드스퀘어’, 외국인에게 인기 높아

인천공항·부산해양공원·인사동에 매장 설치 계획

기양금속공업(주)의 배명직사장은 우리나라 도금업계의 제1호 명장이다. 그는 영주종합고시절, 화공학을 전공한 후 방위산업체에 입사했으나 회사가 부도나 쓰러지자 함께 일하던 기능공을 모아 기양금속을 창업했다.


배명직 명장은 당시를 회상하며 “먹고살기 위해 새벽같이 일어나 늦은 밤까지 일했다고 토로한다. 그는 기능공에 사장까지 1인 2역이었지만 몸이 부셔져라 하고 부지런히 일한 덕에 하나 둘씩 자리가 잡혀갔단다.


“좀 살만하니까 여기저기서 보증을 서달라며 쫒아오더군요. 그런데 보증을 거절하는 게 무척 힘듭니다. 안 해주면 뒤에서 무척 말이 많아요. 그래서 보증을 서 줬는데 그게 탈이 돼서 회사를 거의 말아먹을 뻔 했죠. 정말 눈에서 피눈물이 나더군요. 한때는 죽어버릴까 생각도 했었지만 처자식 때문에 그러지도 못하고…, 그래서 다시 일어서자고 이를 꽉 깨물었습니다. 주문도 더 많이 받으려고 공부에도 매달렸죠.”


그렇게 부지런히 일한 덕분에 기양금속 배사장의 도금이 가장 낫다는 말들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이에 배사장은 ‘이왕이면 도금업계 최고가 돼보자’는 마음으로 더욱 열심히 일하면서 인천재능대학에 입학해 수학하는 한편, 도금기술연마에 앞장서 2000년에 특수도금기능사, 2001년 전기도금기능사와 기능장 자격을 취득하는 등 나날이 실력이 늘었다.


“07년도에 제가 금속표면처리분야의 명장이 됐는데, 그게 우리나라 도금업계에서는 최초의 명장이랍니다. 하긴 명장은 1년에 24개분야 167개 직종에서 15명 정도 뽑는데 응시자는 수백명이니까 명장에 오르기가 정말 하늘에 별따기나 마찬가집니다.


아무튼 도금업은 금속이나 플라스틱을 가져와 도금해달라는 데로 하는 것이니까 회사 발전에 한계가 있더라구요. 그래서 우리 자체 기술로 상품을 내보자 해서 만든 것이 골드스퀘어(Gold Sqaure=無量壽)라는 브랜드입니다.”

상품을 내놓자 여기저기서 샘플을 보자고 주문이 들어왔다. 일부 백화점에서도 주문이 들어왔으나 가격이 맞지 않아 거절했다고 한다. 생산단가가 10만원인데 백화점은 그것을 30만원을 받는다고 하니까 소비자들이 비싸다고 여길게 뻔하다.


물론 이익 챙기기에 급급한 사람이라면 그런 제의도 마다 않겠지만 소비자들은 거품이 잔득 낀 제품을 살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생각에 배명장은 백화점 제의를 거절했단다.


뿌리산업, 거칠고 힘들어 젊은이들 기피

도금공정은 전처리공정과 도금공정, 그리고 후처리공정으로 나뉜다. 이런 과정은 대개 30~40개 유형으로 나뉘는데 대부분 같은 형식이다. 전처리공정은 금속이나 플라스틱 등 도금할 물체(물건)에 낀 때, 녹, 오일찌꺼기 등을 깨끗이 제거하는 일이다.


이를 위해 강산(酸)과 강알카리를 사용하는데 이런 과정 때문에 도금업체는 폐수 등으로 인해 환경오염기업이라는 누명을 쓰고 있다. 이렇게 세척이 끝나면 다음으로 도금공정인데 도금물질에 따라 물체의 가치가 높아지기도 하고 낮아지기도 한다. 이후 공정은 도금공정에서 덧입거나 각이 진 것이 없는지 살피는 마무리와 검사를 거치는 과정이다.

“일반인들 생각에 도금이라는 것이 자신들과 전혀 관계가 없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은데 실제 우리생활에서 사용하는 모든 제품은 도금된 제품들입니다. 자동차 범퍼나 휠, 겉포장 등에서부터 집에서 많이 사용하는 TV, 냉장고 등 가전제품, 주방기구와 그릇, 수저에 이르기까지 모든 제품이 도금공정을 거칩니다.


물론 사기그릇이나 플라스틱 제품 중 일부는 도금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 도금이라는 공정을 거쳐서 시중에 나오니까 도금은 우리 일상생활에서 가장 밀접한 관계가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기양금속공업은 그동안 3개의 특허를 획득했다. 하지만 이 정도 특허만 가지고 세계 일류라고 하는 데엔 무리가 있다. 배명장은 일본이나 독일, 스위스 등 도금선진국의 기술과는 아직도 차이가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 차이는 많이 좁혀져서 크게 차이를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니라고 설명한다.


현재 우리나라 명장은 약 400명정도인데 뿌리산업분야 명장은 60~70명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그러나 이 정도 명장으로는 세계적인 명장과의 경쟁에서 뒤질 수 밖에 없다.


따라서 더 많은 명장들이 탄생되는 것은 바람직하다. 그러나 문제는 요즘 젊은이들이 거칠고 힘든 일을 꺼려 한다는 점이다.


“지난달 15일, 지경부 간담회에서도 최장관께 말씀을 드린 사항입니다만, 현재 우리나라는 뿌리산업을 이어갈 젊은이들이 없다는 현실이 가장 큰문제입니다. 이를 위해 정부가 보다 적극적으로 관심을 갖도록 홍보하고 유도하는 정책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적어도 뿌리산업 만큼은 젊은이들에게 병역특례혜택 같은 이점을 주는 게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뿌리산업의 명장들은 대부분 나이가 많습니다. 하지만 젊은이들이 뒤를 받쳐주지 않으면 뿌리산업의 맥이 끊어질 수 밖에 없습니다.


세 번째는 명장들의 제품을 정부가 우선적으로 구매해 줬으면 합니다. 전에 보니까 정부로부터 훈장을 받은 사람이 8년 만에 도금이 벗겨졌다고 찾아온 일이 있었습니다. 그 훈장을 도금한 업체는 청계천의 무허가 업체라고 합니다. 그런 훈장조차 정부에서 무허가업체에 맡기고 있으니 명장 칭호는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그렇다고 마냥 정부만 바라보고 있을 수는 없는 일이다. 그 좋은 기술을 그냥 사장 시킬 것인가? 누구하나 나서지 않는다면 나라도 나서야 한다는 생각에 배명장은 전국의 제품을 판매할수 있는 명장들에게 각자 자신의 혼이 담긴 제품들을 팔자는 의견을 냈다.


하지만 반응은 의외로 싸늘했다. 명장들은 자신의 기능이 최고라는 자부심으로 똘똘 뭉쳐있어 이들을 설득하는 것도 어려운 일이었다. 배명장은 끈질기게 명장들을 설득, 동의를 얻어냈다. 그는 32명의 명장들 작품을 모아 현재 시화공단 등 3곳에 점포를 냈고, 앞으로 김포공항 면세점과 부산 달맞이 공원, 서울 인사동 등에도 점포를 낼 계획이란다.

정부에서 적극 홍보, 언론도 가세해야

그렇긴 해도 도금업계가 가지고 있는 고민도 만만치 않다. 현재 국내에 잇는 도급업체수는 전국에 걸쳐 대략 1만여개. 배명직 명장은 우리나라 도급업체들은 ‘주식회사 가내공업’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말한다.


게다가 환경오염유발업체라는 이유로 공장신설이나 확장, 이전도 어렵다. 또한 육체적인 직업병 등도 발생되는 여러 가지 문제가 있다 하지만 가장 중요한 사실은 이런 이유로 언론에서조차 뿌리산업에 대해 보도 하는 것을 꺼린다는 점이라고 말한다.


하긴 요즘 대부분의 신문들은 모두 IT나 태양광, 2차전지, 모바일 등 유망종목에 대해서만 열을 올리고 있어 국민들 모두가 그쪽 방면에만 신경을 쓴다. 그래서 뿌리산업은 상대적으로 소외감을 느끼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뿌리산업은 모든 산업의 근간이다. 뿌리산업이 없으면 산업발전도 더 이상 이루어 질 수 없다.


“도금업만 하더라도 전기, 화학 등 모든 업종과 연관이 있습니다. 자동차, 가전, 공예품은 물론 첨단 분야인 우주항공 분야까지 도금은 반드시 필요합니다. 저는 도금이 바로 종합예술이라고 봅니다. 일생생활에서 표면처리를 하지 않는 상품은 없거든요.


하지만 대부분 명장들은 자신의 분야에만 신경을 쓰지 이것을 활용할 방법에 대해서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다행히 한국산업기술대학교 최준영 총장께 건의를 했더니 공과대학 건물 한쪽을 전시장으로 쓸 수 있도록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곳 반월·시화 공단에 있는 1만여개 공장 중에 명장들 작품을 모아 이곳에 전시판매장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저는 젊은이들이 뿌리산업에 관심을 가지는 방법으로 이곳 시화공단에 체험학습장을 마련해 보고 싶습니다.


요즘 대부분 학교에서 수학여행을 설악산이나 경주 등 매번 가는 곳에만 갑니다. 그러지 말고 수학여행을 현장학습체험장으로 데려온다면 어떨까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필요하다면 명장들의 특강도 가능합니다. 사실 이러한 사항은 교육부에서 해 주실 일이겠지만 시화공단은 그 옛날 오염되었던 물도 모두 정화돼 지금은 수질이 매우 깨끗해 졌고, 이곳을 중심으로 테마공원, 조력발전, 여러 산업시설 등 볼거리들이 넘쳐납니다.


따라서 수학여행을 단순히 놀러 가는 것으로만 하지 말고 산업현장을 직접 찾고 명장들의 작품을 감상하면서 뿌리산업에 대한 관심도를 높인다면 앞으로도 얼마든지 명맥을 이을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상품 더 늘려 유명브랜드 만들고파

배명직 명장은 자사 제품인 골드스퀘어의 반응이 의외로 뜨겁다고 말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금 도금 제품에 대해 시큰둥하는 것 같은데 오히려 중국이나 일본 등 외국인들이 골드스퀘어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있어 앞으로 해외 수출도 계획하고 있단다.


“추석이나 설 등 명절 때 대부분 과일이나 조기, 갈비, 술 등을 많이 선물하는데 이런 선물은 먹어치우거나 오래 두면 썩어 버립니다. 그보다는 저희가 만은 술잔 그릇 기념품 등을 선물한다면 두고두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명절선물로 본다면 최상품이지만 아직 홍보가 덜 된 탓인지 내국인들 중 찾는 사람은 그리 많지 않습니다. 명장제품은 아무리 오래둬도 변하지 않으니까 귀인이나 지인, 연인들 사이에는 가장 좋은 선물이 될 것이라 자부합니다.”


그동안 그에게서 기술을 배운 제자(?)들도 16명이 사장이되어 이중 몇몇은 상당한 실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처럼 많은 것은 이룬 배명직 명장이지만 그는 아직도 꿈이 많다. 그것은 화사 규모를 더 크게 키우는 일이고, 자사 제품인 골드스퀘어를 유명 브랜드화 하는 일이다.


이런 그의 꿈을 듣노라면 배명직 명장은 다른 명장과는 달리 확실히 깨어있는 명장이라는 생각이 든다.


역력

대한민국 명장(제2007-3호)

한국기술산업대, 동대학원 졸업

반월·시화도금협회장/(주)유엔지 사장/경기공대 청정환경과 겸임교수/기능한국인 부회장

논문-MS커넥터 고내식성 및 초전도 처리기술

저서-도금표면공학(2004), 도금표면공학(2005)

자격증-화학분석기능사/전기도금기능사/특수도금기능사/도금기능장


수상

제2회 한국산업단지혁신클러스터의날 국무총리표창

제18회 중소기업주간 공로포상(산자부 장관)

생산기반경기대회 니켈-크롬부분 대상(국무총리상)

제3회 도금기술경기대회 대상(도금기술의 탑-국무총리상)

제7회 도금기술경기대회 개인부문 대상(국무총리상)


권혁빈/박정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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