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7월 2일(금)부터 15일(목)까지 서울 충무로에 위치한 갤러리브레송에서 이동녕, 박은수, 김득환, 박정민, 한소영. 이 5명의 파인아트(Fine Art) 작가가 「도시」라는 주제로 각자의 색깔을 내 걸었다.
▲ (사진/위)‘press’ 이동녕 作 - inkjet c-print 82 *80 ⓒ대한뉴스
● 전시전문 … 박정민 作
포스트모더니즘이 철지난 유행처럼 되고 나서야 한국은 후기산업사회가 되었다. 과연 한국다운 전개다. 그 앞과 뒤 사이에 어떤 척도가 가로놓여있든 거기에 환호하든 무관심하든 우리가 이미 도달해버렸다는 사실만은 분명해 보이는 까닭은, 자축이라도 하듯 양귀비처럼 피어난 이 도시의 황홀 때문일지도 모른다.
발터 벤야민의 80년 전 레파토리는 이곳에 더 이상 잘 들어맞지 않는다. 대략 50년쯤 시대를 앞서나갔던 이 천재는 근현대의 도시를 어지럽고 휘황찬란하게 돌아가는 판타스마고리아(Phantasmagoria; 요술환등, 주마등)에 비유한 바 있다. 그러나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주마등 안을 들여다보지 못한다. 실은 어지럽게 돌고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지조차 못한다. 이미 그 안에 꼼짝할 수 없이 포섭되어 있는 탓이다. 마치 지구에서 나고 자란 모든 생물이 자전을 의식하지 못하듯이. 여기 우리는 판타스마고리아의 구성요소, 그것으로부터 떠난 삶을 상상하기도 힘겨운 판타스마고리안으로 살아가고 있다.
사진이 이를 극복할 수 있는가. 변화시키거나 대안을 제시하거나 아니면 제대로 비판이라도 해볼 수 있는가. 아니, 단지 응시할 수 있을 뿐이다. 사진은 한때 너무 많이 보여줌으로써 아무 것도 못 보게 만드는 시대의 첨병이었으나, 이제는 영상에 밀리고 플래시 애니메이션에 뒤처지는 고문관이 되었다. 이 구닥다리를 기꺼이 집어들고, 우리는 찬찬히 들여다보는 능력의 회복을 의도한다. 우리가 지금 발 딛은 곳이 어디인지, 어떤 모습으로 살아있는지, 무엇이 되어가고 있는지 잠시나마 가만히 살펴볼 수 있기를 희망한다. 그러고 보면 사진만큼 응시하기 좋은 것도 없다.
박정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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