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뉴스=정미숙 기자] 댐 건설로 피해를 입은 지역을 지원하고자 국가가 지급한 지원금이 지방자치단체와 일부 주민들의 쌈짓돈처럼 사용되어 온 것으로 드러났다.
국민권익위원회(위원장 유철환, 이하 ‘국민권익위’)는 7개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최근 2년 간의 댐 주변지역 지원사업 집행실태를 조사하고 그 결과를 발표했다.
국민권익위 조사 결과 환경부가 한국수자원공사를 통해 지난 2년간 위 7개 지방자치단체에 지급한 지원금은 총 207억 원이었고, 이 중 20%가 넘는 42억 원을 해당 자치단체들이 부실하게 집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구체적으로는 목적 외 사용이 약 4.8억 원, 절차 위반이 약 19억 원, 그 외 부실한 회계처리 등이 약 18억 원으로 확인되었다.
먼저, 지원금의 목적외 사용 적발 사례로 A지방자치단체는 지역주민의 생활기반을 조성하는데 써야 할 사업비 418만 원으로 면장실에서 사용할 소파를 구입하였다. 또, 762만 원 상당의 복사기를 구매하여 주민자치센터 행정 업무용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B지방자치단체는 이미 마을회관이 있음에도 마을회관용 부지 매입에 1억 2,593만 원을 지원하였으나, 해당 부지는 매입 후 2년 넘게 방치되고 있었다. 또한, 건축물이 있어 주차장으로 사용이 어려운 토지에 1억 원의 주차장 부지 매입 보조금을 사용하기도 하였다.
C지방자치단체 ○○마을에서는 지원금으로 냉장고, 세탁기 등 2,400만 원 상당의 가전제품을 사서 배부하였는데, 이 중에는 지역주민이 아닌 외지인도 포함되어 있었다.
D지방자치단체는 마을영농시설을 설치한다는 명목으로 1,700만 원을 지출하였으나, 실제로는 외지인인 주민의 아들이 소유한 토지에 개인 거주시설을 설치하였다가 적발되었다.
E지방자치단체는 농배수로 공사비 280만 원으로 특정 주민의 사유지에 잔디를 심어주었다.
F지방자치단체는 마을방송 수신기 설치비 860만 원을 주민 12명의 건강검진비로 임의로 변경하여 지출하였다.
한편, 이번에 적발된 금액의 80% 이상은 사업 심의·승인 절차 위반(약 19억 원) 및 회계처리 부적정(약 18억 원) 등으로 확인되었다.
특히, 관계 법령에 따라 지원사업협의회 심의·승인을 받은 사업에만 지원금을 지출할 수 있는데도, 이러한 절차를 위반하여 지원금을 먼저 집행하고 승인은 사후에 받는 사례가 여러 지자체에 걸쳐 다수 적발되었다.
G지방자치단체는 약 5,000만 원의 ‘태양광발전시설 설치’ 사업을 승인받은 후 ‘마을공동 저온창고 설치’로 변경 심의 없이 임의로 변경하여 지원금을 사용하였다.
마찬가지로 H지방자치단체는 약 1억 원의 ‘환경정비 및 생태공원 준설’ 사업을 승인받았으나 실제로는 ‘공연장 무대 탈의실 설치’ 등 4개 사업에 지원금을 집행하였는데, 정작 사업을 변경하겠다는 계획은 다음 해에야 형식적으로 심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편, I지방자치단체는 지원금으로 8.5억 원 상당의 트럭, 굴착기, 전자제품 등을 지자체 소유 재산으로 구매한 뒤 이를 마을 주민에 무단으로 배부하여 「공유재산법 및 물품 관리법」을 위반하였다.
국민권익위는 이번 조사에서 댐 주변지역 지원금을 부실하게 사용한 7개 지자체에 조사 결과를 통보하여, 목적 외로 사용한 사업비에 대한 환수 등 필요한 조치를 하도록 요구할 계획이다.
또한, 환경부에 관련 내용을 통보, 해당 사업 관리․감독을 강화하고 재발 방지를 포함한 전반적인 제도개선이 이루어지도록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국민권익위 정승윤 부위원장은 “이번 실태조사는 댐 건설로 피해받는 주민들을 위해 쓰여야 할 지원금이 부실하게 집행되는 관행을 바로잡는 데 큰 의미가 있다”라며 “국민의 혈세가 올바른 곳에 제대로 쓰이도록 계속해서 점검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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