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과 역사, 그리고 풍물이 있는 27번 국도를 따라가면서 보라
자연과 역사, 그리고 풍물이 있는 27번 국도를 따라가면서 보라
  • 대한뉴스
  • 승인 2013.10.02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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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한복판이다. 삽상한 가을바람과 길가에 핀 코스모스, 두 뼘쯤 높아진 푸른 하늘이 청명하기 그지없다. 10월은 여행을 떠나기 딱 좋은 달이다. 덥지도 그렇다고 춥지도 않은 적당한 기온과 사방에 펼쳐진 갈색 풍경이 사람들 마음을 들뜨게 하기 때문이다. 그 설렘을 안고 국도 여행을 떠난다. 27번 국도는 전남 고흥군 도양읍에서 시작해 전북 군산땅에 이르는 길이 246.9㎞의 대동맥이다. 특히 전주-완주-임실 구간은 역사와 자연, 그리고 풍물을 함께 보고 느낄 수 있는, 가을 여행지로 적극 추천하고 싶은 곳이다.

순천(낙안읍성민속마을의 돌담길)ⓒ대한뉴스

☞아랫목 같은 전주

전주는 전라북도의 중심 도시로 멋과 맛이 있는 고도(古都)다. 군산에서 달려온 27번 국도는 전주에서 완주를 거쳐 임실로 내닫는다. 전주의 멋은 한옥이고 맛은 비빔밥이다. 전주 시가지(완산구 교동과 풍남동) 일대에 자리잡은 한옥마을엔 연중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처마 선이 보여주는 부드러움과 돌담과 흙담이 주는 투박함, 그리고 온돌방과 한지문이 있고 장독대와 아궁이, 마루를 볼 수 있으니 전통을 그리워하는 사람들에게 이보다 좋은 여행지가 또 있겠는가.

☞색다른 한옥 체험

걷는 맛과 체험의 즐거움이 있는 한옥마을에는 현재 800여 채의 전통가옥이 모여 있다. 한옥마을은 굽이진 길을 따라 천천히 걸어도 한나절이면 둘러볼 수 있다. 한옥생활체험관(www.jjhanok.com, 063-287-6300)은 조선시대 양반집을 연상케 한다. 솟을대문을 열고 들어서면 ‘ㄴ’자 모양의 사랑채(世化館)와 안채(端影院)가 정겹게 맞아준다. 그리고 행랑채(多慶樓)와 안마당, 사랑마당도 가지런하다. 마당 한쪽에는 장독대가 가지런하고 한지문을 밀고 방안으로 들어가면 문갑 경대 사방탁자 병풍 등이 옛 향취를 물씬 풍긴다. 이곳에선 숙박체험도 가능하다. 7개의 방이 있는데 하룻밤 묵는데 2인 1실 기준으로 9만-13만원을 받는다. 숙박 요금에 아침 식사(5첩 반상)가 포함된다. 대청마루에서 먹는 아침밥은 그 옛날 고향집을 떠올리게 한다. 주말에 갈 경우 미리 예약을 해두는 것이 좋다. 이와 함께 한옥마을 곳곳에 자리한 승광재, 동락원, 학인당, 아세헌 같은 한옥집에서도 하룻밤 머물 수 있다. 전주한옥마을 홈페이지 http://hanok.jeonju.go.kr

☞주변의 볼거리

한옥마을 입구에는 조선왕조를 세운, 태조 이성계의 영정을 모신 경기전(사적 제339호)이 있다. 한강 이남에서 유일한 궁궐식 건물로 알려져 있다. 경내에는 전주이씨 시조와 시조비의 위패가 모셔진 조경묘가 있으며 전주사고(조선왕조실록보관소)와 예종대왕태실비가 있다. 경기전 건너편에 있는 전동성당은 아름답고 웅장한 서양 근대건축의 진수를 보여준다. 전라도에 세워진 최초의 서양식 건물로, 프랑스인 신부가 중국인 벽돌공 100명을 데려와 1908년부터 6년간 지었다고 전한다.

경기전 앞길 한옥마을 주변엔 술박물관, 교동아트센터, 최명희 문학관, 부채박물관, 공예품전시관, 한방문화센터 등 눈요깃거리가 많다. 술박물관은 외관부터 독특하다. 고풍스런 한옥 마당에 술 항아리가 그득하다. 전주는 소설 <혼불>의 배경이 된 곳이다. 전주에서 나고 자란 최명희는 전주를 ‘꽃심의 고장’으로 부르며 고향에 대한 애착을 표현했다. ‘최명희문학관’에서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엿볼 수 있으며 혼불문학공원에 그의 묘소가 있다.

한옥마을 뒤편, 태조로 동쪽 끝 언덕에는 이성계가 고려 말 왜구를 토벌하고 돌아가며 잔치를 열었던 오목대가 있다. 한옥마을이 빤히 내려다보여 경치가 일품이다. 이곳에서 남쪽으로 3분쯤 걸어가면 전주천 왼쪽으로 전주 팔경의 하나인 한벽당이 우뚝하다. 서울의 남대문을 연상케 하는 풍남문(보물 제308호)도 놓칠 수 없는 볼거리다. 이밖에 전주 시가지를 한눈에 굽어볼 수 있는 남고산성과 덕진공원은 산책 코스로 아주 좋다.

여행 팁

☛전주의 맛집: 전주는 누가 뭐래도 맛의 고장이다. 비빔밥, 콩나물국밥, 막걸리가 유명하다. 용진집(063-224-8164 완산구 삼천동1가, 막걸리), 왱이집(063-287-6980 완산구 경원동 2가, 콩나물국밥), 고궁(063-251-3212 전주시 덕진동, 비빔밥), 성미당(063-287-8800 완산구 중앙동, 비빔밥), 가족회관(063-284-2884 완산구 중앙동, 비빔밥)을 추천한다.

☞모악산이 보여주는 가을 풍경화

전주시내에서 27번 국도를 따라 구이면에 다다르면 모악산(母岳山)이 손짓한다. 완주와 김제땅에 걸쳐 있는 이 산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예로부터 어머니의 산으로 불려왔다. 이곳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모악산의 꼭대기에 어머니가 어린 아이를 안고 있는 형태의 바위가 있는데 이것을 토대로 ‘엄뫼’ 또는 ‘모악’이라는 이름이 생겨났다고 한다. ‘엄뫼’는 높고 큰 산이란 뜻도 가지고 있다. 순 우리말이던 산 이름이 한자로 바뀌면서 ‘모악’이 됐다. 모악산은 부드러운 산이다. 산행은 여러 갈래이지만 관리사무소-대원사-수왕사-정상-모악정-연리지-금산사로 내려오는 코스가 가장 인기가 높다. 모악산에서 금산사는 단연 돋보인다. 신라 혜공왕 2년에 세워졌다는 설과 법흥왕 1년에 창건됐다는 유래가 있으나 확실치 않고 경덕왕 때 진표율사에 의해 중창되면서 대가람의 면모를 갖추었다고 한다. 경내에는 웅장한 규모의 미륵전을 비롯해 여러 문화재가 가지런히 배치돼 있다.

모악산 자락에는 금산사 외에도 귀신사, 대원사, 수왕사 등의 고찰이 있다. 금산사에서 모악산 서쪽 고개를 통하여 전주로 넘어가는 길 옆에는 금산사의 말사인 귀신사(歸信寺, 믿음이 돌아온다는 뜻)란 절집이 있다. 산사 특유의 고요함과 호젓함이 흐르는 아담한 고찰이다. 보물로 지정된 대적광전(大寂光殿)을 비롯해 명부전․ 산신각․ 요사채․ 3층석탑 등 고풍스런 건물이 천년고찰의 분위기를 물씬 풍긴다. 금산사-귀신사를 잇는 길은 낭만 드라이브를 약속한다. 길 양쪽으로 온갖 가을꽃들이 인사를 건네고 근사한 맛집이며 찻집도 즐비해 시간을 보내기 좋다.

27번 도로변에 있는 전북도립미술관(www.jbartmuse.go.kr)전라북도에 세워진 대표적인 문화예술 공간이다. 뒤로는 모악산이 우뚝하고, 앞으로는 구이 저수지와 경각산이 아담하게 펼쳐져 있어 경치가 아주 좋다. 연중 다양한 작품 전시와 공연, 마임, 퍼포먼스, 가족 영화, 예술 영화, 명작 애니메이션 같은 복합문화 프로그램도 연중 운영하고 있다.

여행 팁

☛맛집=송광사가 있는 화양면 일대는 예부터 순두부가 맛있기로 소문난 곳이다. 화심순두부(063-243-8268), 원조화심생두부(243-8952) 등 도로변에 맛집이 여럿 있다.

☛숙박=모악산 인근에 있는 모악산모텔(063-222-2023)은 한국관광공사가 지정한 굿스테이다. 고산면과 상관면 쪽에도 화심온천장(243-6560), 밀라노(231-0811), 현대장(262-5086), 리즈모텔(263-4599) 등이 있다.

☞섬진강이 만든 옥정호

완주에서 임실로 접어들면 섬진강 최상류에 펼쳐진 푸른 옥정호(玉井湖 운암저수지, 섬진저수지, 산내저수지로도 불림)가 눈길을 사로잡는다.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섬진강 다목적 댐을 만들면서 생긴 거대한 인공호수로 그 모습을 멀리서 보면 다도해의 그것처럼 환상적이다. 이른 아침, 호수에 물안개라도 피어오르는 날이면 마치 천상의 낙원처럼 보인다. 임실군 운암면과 강진면, 정읍시 산내면 일대를 감싸고도는 드넓은 호수는 사철 다른 모습으로 태어난다.

호수를 끼고 돌아가는, 운암면 운암리와 마암리를 연결하는 749번 지방도로는 옥정호를 파노라마처럼 볼 수 있는 드라이브코스 1번지다. 호수는 어디서 보느냐에 따라 그 멋이 다른데 순환도로 중간쯤에 솟은 국사봉(475m)에 오르면 호수 한가운데에 홀로 떠 있는 붕어섬을 비롯해 옥정호의 다양한 비경을 제대로 조망할 수 있다. ‘외앗날’로도 불리는 붕어섬은 이름 그대로 붕어가 누워 있는 모습과 흡사하다고 해서 붙은 이름. 댐이 생기면서 만들어진 섬마을로서 현재 서너 가구가 남아 농사를 짓고 있다. 이 섬으로 가려면 순환도로 아래쪽에서 배를 타고 건너가야 한다.

☞옥정호의 물안개

시시각각 변하는 옥정호는 사진작가들의 단골 촬영지이기도 하다. 특히 호수를 자욱이 덮은 물안개는 그 어떤 비경에도 뒤지지 않는다. 아쉽다면 그런 신비함을 쉽게 볼 수 없다는 점이다. 사진작가들의 말을 빌리면 국사봉 주차장에서 1분 거리에 있는 국사봉모텔(063-644-0440)에서 보는 물안개가 가장 아름답다고 한다. 국사봉 산행 기점은 운암면 입안리의 국사봉휴게소. 주차장에 차를 대고 휴게소 위쪽 길로 들어서면 시멘트와 나무로 된 약 230여 개의 계단을 오르게 되는데, 왼쪽으로 송신탑이 보이고 그 아래 오른쪽으로 구절양장으로 뻗은 호반도로가 손짓한다. 여기서 10분 정도 더 오르면 국사봉 정상이다. 눈앞에 펼쳐지는 장쾌한 호수는 힘들게 올라온 이들의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씻어준다. 땀이 결실로 바뀌는 순간, 사람들은 탄성을 지른다.

옥정호 비경 포인트로 맞춤한 곳이 또 한 군데 있다. 국사봉에서 오른쪽으로 난 등산로를 따라 30여 분 걸어 올라가면 오봉산(513.2m) 정상인데 여기서 보는 옥정호는 백두산의 천지를 연상케 한다. 오봉산은 완주군 구이면과 임실군 운암면 용운리에 걸쳐 있는 산이다. 오봉산과 국사봉은 일출이 아름다운 산으로도 손꼽히는데 새해 첫날이면 전국 각지에서 일부러 찾아오는 사람들도 많다. 산 위로 떠오른 시뻘건 해가 옥정호를 은은하게 물들이는 모습은 물안개의 신비함 못지않다. 때가 맞아 물안개와 붉은 해가 함께 어우러지기라도 하면 그 환상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정도다.

☞김용택 시인 마을

옥정호에서 멀지 않은, 장산 진뫼마을에는 섬진강 시인으로 불리는 김용택 씨의 집이 있다. 마을 앞으로 섬진강이 흘러 아늑한 느낌을 주는 시골집에는 현재 김 시인의 어머님이 살고 있는데 집 왼쪽 끝에 그의 서재가 있다. 김용택 시인이 오르내렸던 시인 집 앞에서 천담분교를 잇는 4㎞ 거리는 ‘걷고 싶은 길’로 소문이 나면서 주말이면 트래킹족들이 심심찮게 찾아온다. 김용택 선생이 아이들을 가르쳤던 덕치초등학교도 인근에 있다. 또한 인근의 구담마을은 영화 ‘아름다운 시절’의 배경이 되었던 산 속 마을로 섬진강을 바로 앞에 두고 있어 풍치가 무척 아름답다.

☞임실치즈 체험

시간이 있다면 임실읍 갈마리의 임실치즈마을을 방문해도 좋다. 임실치즈는 벨기에 출신 지정환 신부가 국내 최초로 개발 보급한 한국 치즈산업의 원조. 신선한 원유로 만든 임실치즈는 맛이 고소해 어린이와 노약자의 영양 간식으로 아주 좋다. 요구르트, 피자치즈, 슬라이스치즈, 포션치즈 등을 선보이고 있다. 치즈마을에서는 치즈 만들기를 비롯해 송아지 우유주기, 산양유 짜기, 산양 먹이주기, 경운기 타기, 초지 썰매타기, 비누 만들기, 향초 만들기, 새끼 꼬기 등 다양한 체험이 가능하다. 체험 프로그램은 당일 또는 1박2일로 진행되며 치즈마을에서 운영하는 펜션에서 숙박이 가능하다. 또한 임실군 임실읍 금성리 느티마을은 전국에서 처음으로 농가형 치즈 요구르트 생산 공장이 들어선 곳으로 젓소 우유 주기 등을 한 후 직접 치즈를 만들어 볼 수 있으며 치즈를 직접 먹어보고 400g씩 포장해 가져갈 수 있다. 체험문의: 063-643-3700. 임실치즈마을 홈페이지(http://cheese.invil.org).

여행 팁

☛숙박=옥정호 부근에 회문콘도 펜션(063-653-5522), 리버사이드모텔(221-7968), 플로라펜션(538-1377) 등이 있으며 성수산자연휴양림 부근에 있는 큰바위펜션(433-4978), 데미샘 펜션(432-9004) 등을 이용한다. 이밖에 백제가든장(643-4433, 신평면), 보금장(642-7297, 오수면) 등이 있다.

☛맛집=운암대교가 바라보이는 언덕에 있는 블루하우스(063-643-4333, 바다가재, 스테이크)는 옥정호의 그림 같은 모습을 바라보며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이다.

정리/ 이정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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