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띤 운동경기엔 ‘치어리더’가 경기 흥을 돋우듯 지방정치에도 흥을 돋우는 군중이 움직여주면 효력 발생이 배가된다. 가수 혼자 부르는 노래보다 뒷무대에서 율동을 해주는 ‘백댄서’가 있으면 시청각 효과가 훨씬 크다.
충북 제천시가 아닌 강원도 제천시가 어울린다. 행정지원순위에 매번 배제된 제천시는 어렵게 살림을 꾸려가고 있다. 아니, 제천시민들은 외롭게 홀로서기를 해왔으며, 충북도엔 의붓아들처럼 사랑받지 못하고 따돌림만 받고 살아온 한 맺힌 시민들이다.
지난 16일 제천시 체육인들 구호가 울려 퍼지자 날아가던 까마귀도 움칠했으리라, 천남동에서 이루어진 시위치고 조금 규모가 있었다. 누구의 기획인지 몰라도 최종 행위예술(?) 대표자에게 박수를 보낸다. 속담에 “홍시 먹다가 이 빠진다”고 요즘은 울어야 밥도 얻어먹는다.
사실 이런 행정 부분은 출중한 시장을 만났으면 체육인들 목소리까지 들을 이유가 없다. 이근규 전 제천시장은 당시 이시종 충북지사에게 ‘형님’ 소리해 가면서 친분을 과시했고 반사이익도 상당 부분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이근규 전 시장 섭외 술은 프로급이며, 일찌감치 제천에 내려오지 말고 서울에서 정치기반을 다졌으면 대성을 했을 터인데, 제천은 행동반경이 너무 좁아 동선을 길게 할 수가 없다. 다행스럽게 시장이라도 한번 했으니까 그런대로 위안은 됐을 터이다.
또한, 김창규 시장은 외무고시 합격하고 대사 노릇 해온 사실 시민들이 알고 있으니까 필요 이상 목에 힘줄 이유 없고 ‘안하무인’ 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 사람들은 좋은 차 타기 좋아한다. 그러나 좋은 차보다 그 차 속에 누가 타고 있느냐가 중요 하다.
한 사람의 시민이라도 적을 만들지 말라, 소낙비에만 옷이 젖는 것이 아니라 가랑비도 많이 맞으면 옷이 젖는다. 요즘은 포털 때문에 언론사 지위는 대동소이하다. 시장당선 될 때가 어제 같지만, 벌써 1년이란 세월이 가고 3년 남았다.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고 살다 보면 증오나 한 맺힌 사람을 만날 때가 있는데, 그때 귀싸대기 안 맞으면 다행이다.
솔직히 말해 김창규 시장은 시장직에 적합하지 않다고 본다. 남은 3년 동안 13만 시민 참 피곤하게 만들 것 같으며, 무너져 내리는 시장경제 대책은 요원하고 제천시에 어두운 그림자가 서서히 드리우고 있다. 하지만“내일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오늘 한그루의 사과나무를 심겠다”란 마틴 루터의 격언이 새삼스러운 이유는 뭘까.
제천 체육인들은 주변 환경이 열악한데도 용기를 잃지 않고 열심히 살아가는 과정을 눈여겨보고 있는데, 마음 흔들림 없이 열심히 살다 보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하기야 살아보면 ‘물같이 바람같이 살다가 가라 하네’ 가 잘 안된다.
군중 심을 이용한다고 혹자는 비난할지 몰라도 이번 일은 시민을 위한 대의로 평가 하고 싶다. 먼 훗날 오늘을 상기하며 의미 있는 삶이 되기를 바란다. 진흙 속에 핀 연꽃은 더 아름답게 보이는 법, 작고한 노무현 전 대통령은 “삶과 죽음이 모두 자연의 한 조각 아니겠는가?”란 말을 남기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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